2009년 01월 12일
ET의 환생 <월E>
최근 지구 곳곳에서 환경 재앙이 빈발하고 있다. 게다가 그 정도도 날로 심화되고 있다. 아마 뭔가의 전향적인 인류적 단합이 없이는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문제를 먹고 사는 문제보다 선행되거나 상위의 개념으로 놓고 보는 사람이 그리 많지가 않다. 아무리 잘 먹고 살아도 그 터전인 지구가 병든다면? 자식들에게 아낌없이 교육 투자를 하지만 이 아이들이 자라나 살아갈 땅이 초토화된다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결국 우리는 지구인이란 사실을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환경 관련 다큐멘터리가 아닌 애니메이션으로 우리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재미있기까지 하다. 아니 어쩌면 너무 재밌어서 정작 중요한 지구 환경에 대한 메시지는 망각하게 될 정도다.

예컨대 <해피피트>. <해피피트>는 놀라운 작품이다. 가족의 소중함, 차별에 대한 문제, 용기에 대한 문제, 인생관에대한 문제, 환경에 대한 문제, 모든 세상은 연결되어있다는 개념까지 인생 철학이 총 망라되어 있어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하지만 펭귄을 주인공으로 하고 펭귄 세상을 빗대어 인간 세상을 얘기하되 뮤지컬적 요소를 차용해 관객들에게 엔터테인먼트와 정서적 만족감을 주기에 소화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해피피트>가 지금까지 소개된 환경 애니메이션 최고봉이었다면 이제부터 그 자리는 단연 <월E>가 될 것이다.

월E는 인간이 만든 청소 로봇이다. 그래서 오늘도 혼자 묵묵히 지구를 청소하고 있다. 지구는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로 인해 결국 망해버렸고 인류는 쓰레기로 초토화된 지구를 버리고 우주로 나가서 살고 있다. 하지만 인간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청소 로봇 월E는 홀로 쓸쓸히 지구를 지켜나가고 있다. 어떻게보면 월E는 ET를 닮았다. 커다란 눈이 그렇고 형태가 그렇다. 어찌보면 너무 슬퍼보이는 것까지. 게다가 ET의 직업을 상기해보면 식물학자였고 지구 방문 목적이 식물 탐사 아니었던가. ET는 왜 식물 탐사를 왔을까를 거꾸로 생각해보면 아마도 ET가 살고 있는 별도 환경 문제로 식물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지 않을까 싶다. 마찬가지로 월E도 쓰레기 더미 속에서 식물을 발견하고 자신의 창고에 보관한다. 그 식물이 자신의 운명뿐 아니라 인류의 미래에 희망을 주게 될 수 있다는 엄청난 사실도 모른 채.

혼자 상상해보았다. 월E를 만든 사람들은 분명히 어릴적 ET에 대한 강한 기억이 존재했을 것이고 월E를 통해 투영되었을 것이라고. 엘리엇과 ET의 감성적 터치는 결국 월E에서도 중요한 장치로 작용한다. 몸이 쇠약해져 죽어가는 ET가 엘리엇에게 집에 가고 싶다고(ET go home) 말하는 장면은 회로 기판이 파괴되 꺼져가는 월E가 이브에게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과 교차됨은 물론이다. 우리의 집은 어디인가?  결국 지구다. 지구가 살아야 우리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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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by soboro | 2009/01/12 17:23 | + 호모루덴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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